축의금 10만원 논란, 온라인 발칵

직장 동료 결혼식에 아내와 아이 둘까지 온 가족을 데려가 뷔페 식사까지 즐기고도 축의금은 10만원만 냈다는 한 남성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족 4명 축의금 10만원이 죄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퍼지며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서울 강남 한 유명 예식장에서 열린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료를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에 아내와 유치원생 아이 둘까지 온 가족이 함께 예식장을 찾았다는 것이다.
A씨는 “결혼식 내내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사진도 찍어줬다”고 밝혔다. 식이 끝난 뒤에는 맛있기로 소문난 뷔페를 아이들과 함께 만족스럽게 이용했다고도 전했다. 축의금으로는 10만원을 봉투에 넣었는데, A씨는 “성인 둘에 아이 둘이니 10만원이면 적당하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식대가 1인당 9만원인데”…동료의 한마디에 분위기 싸늘
별다른 문제 없이 결혼식을 마친 줄 알았던 A씨는 며칠 뒤 직장 동료와 점심 자리에서 뜻밖의 말을 듣게 됐다. 한참을 망설이던 동료가 “그날 예식장 식대가 1인당 9만원이었는데, 가족 네 명이 와서 10만원을 냈다고 하길래 솔직히 당황했다”고 말한 것이다. 동료는 “우리가 그렇게 안 친했나 싶기도 하고, 요즘 예식장 물가를 몰랐던 건지 알면서도 그런 건지 모르겠다”고 서운함을 내비쳤다.
동료의 말에 얼굴이 화끈거렸다는 A씨는 “성인 두 명 식비도 안 되는 금액을 내고 온 가족이 뷔페를 즐긴 내가 상식 밖 행동을 한 거냐, 아니면 동료가 지나치게 계산적인 거냐”며 온라인에 의견을 구했다.
누리꾼 반응 엇갈려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갈렸다. 비판적인 시각이 다수를 차지했다. “혼자 가도 10만원인데 4명이 10만원은 말이 안 된다”, “축하하러 간 게 아니라 밥 먹으러 간 거 아니냐”, “맛있기로 소문났다는 거 보니 검색까지 해봤을 텐데 양심이 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진행된 무기명 투표에서는 응답자의 약 82%가 ‘무개념’이라는 항목에 동의하기도 했다.
반면 A씨를 두둔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 아니냐”, “결혼식은 장사 자리가 아니라 축하 자리인데 금액에 집착하는 게 씁쓸하다”, “잔칫날에는 베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강남 예식장 식대 1인당 평균 8만 8000원…축의금 기준도 달라졌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가파르게 오른 예식 비용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결혼서비스 가격 조사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1인당 식대 중간 가격은 5만 9000원으로 전년 말 대비 1.7% 올랐다. 특히 서울 강남권 예식장의 평균 식대는 1인당 8만 8000원에 달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뷔페식 평균은 6만 2000원, 코스식은 평균 11만 9000원으로 형태에 따라 격차도 상당하다.
축의금 기준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8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식사를 포함한 직장 동료 결혼식 적정 축의금으로 응답자의 61.8%가 10만원을 꼽았다. 2023년 동일 조사에서 친분이 적은 동료 기준 적정액이 5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사실상 기준 금액이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카카오페이가 1년간 송금 데이터를 분석한 ‘2025 머니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식 축의금 평균 금액은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섰다. 2019년 평균 5만원 수준에서 5년여 만에 두 배로 증가한 수치다. 결혼식 문화에서 ‘1인 기준 10만원’이 이미 새로운 기본값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셈이다.
A씨의 사연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축의금 문화와 예식 비용 부담을 둘러싼 세대적·사회적 인식 차이를 드러낸 사례로 읽힌다. 결혼식이 ‘마음을 전하는 자리’인지, ‘현실적인 부담을 나누는 자리’인지를 놓고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