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차 내가 쓰는데 왜?” 금요일에 하나 썼다가 사장실 호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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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차 사용해도 될까

연차 결재를 받는 사원의 모습
연차 결재를 받는 사원의 모습 / 생성형AI로 만든 이미지

지난달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입사한 20대 여성 A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털어놨다. 월급 수준도 나쁘지 않고, 야근도 전혀 없었으며, 동료들과의 관계도 원만한 직장이었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직장”이라고 표현할 만큼 큰 불만 없이 다니던 곳이었다.

문제는 단 하나, 연차였다. A씨는 금토일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며 금요일 하루 연차를 신청했다. 그 직후 사장실 호출이 떨어졌다.

“놀 생각만 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사장은 A씨를 앉혀 놓고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연차를 쓰는 건 좋은데,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쓰는 건 싫다. 놀 생각만 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입사한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신입이 주말을 끼워 장기 여행을 떠나는 모양새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회사에 완전히 적응하기도 전에 여행부터 챙기는 모습이 일에 대한 태도로 읽혔던 셈이다.

특히 금요일과 월요일을 콕 집어 “싫다”고 선을 그은 것이 A씨에게는 더 황당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연차를 쓰지 말라는 게 아니라, 쓰는 요일이 문제라는 논리였기 때문이다.

한편 A씨를 더 당황하게 만든 건 집에 돌아와 아버지에게 하소연했을 때였다. 아버지 역시 “주말 껴서 쓰는 건 좋게 보이지 않는다”며 사장 편을 든 것으로 전해진다. 직장 경험이 긴 윗세대 입장에서는 당연한 말이었겠지만, A씨에게는 위아래로 협공을 당한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하소연할 곳을 잃은 A씨는 결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내가 MZ 마인드인 건지, 이해가 안 된다”

A씨는 6월에도 금요일과 월요일 연차를 묶어 3박 4일 홍콩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항공권까지 알아보던 참이었다고 한다. 그는 “또 욕을 바가지로 먹겠다”면서도 “꼰대들이라 저런 생각을 하는 건지, 내가 너무 MZ 마인드인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연차를 쓰는 것 자체는 허락하면서, 요일을 문제 삼는 논리가 납득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뚜렷하게 갈렸다.

누리꾼 반응도 팽팽하게 갈려

한쪽에서는 A씨의 행동이 다소 성급했다는 시각이 나왔다. “입사 두 달 만에 눈치 없이 행동한 것”, “최소 3개월은 수습 기간으로 봐야 하는데 사장 입장에서 한마디 할 수 있다”, “1년차가 넘어가면 근태 관리 잘하면 뭐라 안 할 것”, “놀러 갈 생각뿐인 건 맞지 않냐”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님 같은 신입 들어올까 걱정된다”는 날선 반응도 있었다. 신입으로서 먼저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다만 반대편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2개월이든 3개월이든 내 연차 내가 쓸 일 생겼을 때 쓰겠다는데, 업무에 지장만 없으면 아무 때나 써도 되는 것”, “급한 일 없고 연차가 있으면 붙여 쓸 수도 있지, 이해가 안 된다”, “맘대로 써도 된다, 뭐라 하는 게 어이없는 것”, “연차 마음대로 쓰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댓글도 적지 않게 달렸다. 권리를 눈치 보며 써야 하는 현실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신입의 권리냐, 조직의 문화냐

이 사연이 주목받는 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요일·월요일 연차를 둘러싼 세대 간 인식 차이는 실제 직장 내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해진다. 근로기준법상 연차 사용 시기와 사유는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정할 수 있는 권리로 알려져 있다.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특정 요일의 연차 사용을 제한할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밖에도 연차 사용 방식을 두고 ‘성실함’을 읽으려는 시선과,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를 당연히 행사하려는 인식이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양상은 A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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