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퍼까지 건넸는데 돌아온 건 ‘나가라’였다”…층간소음 호소한 세입자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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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퍼까지 사다 줬더니 “예의 없다”…집주인의 황당한 반응

층간소음
층간소음 / 생성형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층간소음을 정중하게 해결하려다 오히려 집주인에게 퇴거 압박까지 받았다는 사연이 올라와 공분을 사고 있다.

작성자는 할 수 있는 모든 정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돌아온 것은 “못 참겠으면 나가라”는 말뿐이었다.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천장이 울렸다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는 투룸에 입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윗집에서 쿵쿵거리는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0분 안팎으로 끝나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 소음은 멈추지 않았다. 어떤 날은 유독 길고 강하게 울렸고,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

윗집에는 어머니와 고3 수험생 아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 소음의 주인공은 아들이었다. 아침 8~9시 등교 준비 시간에 쿵쿵대는 소리가 그대로 전해졌다.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밤 11시쯤 귀가할 때면 더욱 크게 울렸다. 등하교 시간이 고스란히 소음 시간표가 된 셈이었다.

특히 층간소음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작성자의 방 벽 바로 너머가 옆 호실의 화장실이었다. 샤워를 할 때마다 스피커를 최대 볼륨으로 틀어, 노래 가사가 벽을 뚫고 들릴 정도였다. 위에서 쿵쿵, 옆에서 음악 소리가 동시에 쏟아지는 상황이 이어졌다. 한 달 내내 이 생활이 반복되자 작성자는 결국 공황증상까지 겪게 되었다.

영상 증거까지 보냈지만, “못 참으면 나가라”

버티다 못해 건물 5층에 사는 집주인에게 층간소음과 벽간소음을 함께 알렸다. 집주인은 위층과 옆집 양쪽에 연락을 취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소리가 날 때마다 문자를 보내고,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 증거까지 첨부해 전달했다.

그러자 집주인에게서 직접 전화가 걸려왔다. 돌아온 말은 예상을 벗어났다.

“자취방 살면서 소음 가지고 뭐라 하는 사람 처음 봤다. 지금까지 여러 세대 중에 항의한 사람 본 적 없다. 못 참겠으면 나가라.”

정중하게 부탁을 이어온 작성자는 순식간에 예민한 사람으로 몰렸다. 집주인은 이어 “밤에 문자를 보내는 것 자체가 예의 없는 행동”이라며, 소음이 발생하는 실시간에 연락한 것조차 문제 삼았다. 소리가 나는 그 순간에 보낸 문자였고, 새벽도 아니었다. 작성자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반응이었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몸으로 이어졌다. 공황장애에 더해 살면서 한 번도 걸린 적 없는 장염까지 생겼다. 소화 기능이 망가진 것 같다고 작성자는 전했다.

사비로 슬리퍼 사서 선물했더니 “예의 없는 행동”

집주인이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방법을 찾기로 했다. 윗집 현관문 앞에 직접 손으로 쓴 쪽지와 함께 사비로 구매한 층간소음용 슬리퍼를 선물로 남겼다.

쪽지에는 공격적인 표현이 한 줄도 없었다. 고3 수험생의 수고를 먼저 담았고, “저도 학생이라 조금 힘들어서 그러는데,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소리는 어쩔 수 없을 것 같아 슬리퍼를 준비했어요”라는 내용이었다. 귀여운 그림까지 직접 그려 넣었다. 누가 봐도 정중하고 배려가 담긴 쪽지였다.

그런데 쪽지를 붙이고 몇 시간 뒤, 집주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받자마자 나온 말은 이랬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남의 집 문 앞에 쪽지 붙이고 슬리퍼 선물하는 거, 되게 예의 없는 행동이에요.”

이어 “고3 어머니가 먼저 보고 놀랐다”며, “애가 시험 앞두고 있는데 이러면 어떡하냐”는 말까지 나왔다. 시험과 슬리퍼를 신는 것이 어떤 연관인지 작성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네,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며 통화를 마쳤다. 집주인은 통화 말미에 “조용한 집 찾아서 이사 가세요”라고 했다. 통화가 끝난 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대면 항의도, 보복 소음도 없었는데 내가 가해자인가요”

작성자는 직접 찾아가 문을 두드린 적도, 대면으로 항의한 적도 없다. 보복성 소음을 낸 적도 없다. 할 수 있는 가장 조용하고 정중한 방법만 택했다.

그럼에도 집주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스스로를 의심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제 돈 주고 들어온 집에서, 정당하게 권리를 주장했을 뿐인데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이 사연을 접한 커뮤니티 반응은 한쪽으로 쏠렸다. “고3이 벼슬도 아니고 남의 집 천장을 울리는 건 민폐다”, “슬리퍼 선물은 이미 충분히 성숙한 대응이었고 당신 잘못은 하나도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그런 집주인은 층간소음뿐 아니라 보일러 고장, 계약 만료 시 보증금 반환까지 모든 것이 문제가 된다”며 빠른 이사를 권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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